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절제 수술 해야 하나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절제 수술 해야 하나
  • 유방외과뉴스
  • 승인 2018.05.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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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전성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을 때 안젤리나 졸리처럼 예방적 절제만이 능사인가

유방암의 수술적 예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정확한 용어 정의가 필요할 것이다. 일단 가장 많은 오해는 가족성 유방암과 유전성 유방암을 혼돈하는 것에서 온다. 유방암의 원인에 따른 분류를 살펴보면, 가장 흔한 유방암은 산발성 유방암으로 특별한 위험요인에 노출되지 않은 환자에서 발생하는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약 80%를 차지한다. 한 가족 내에서는 생활환경이 유사하여 동일한 위험요인에 노출됨으로써 가족 내에서 동일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가족성 유방암이 이에 해당하며 전체 유방암의 약 15~20%정도를 차지한다. 유전성 유방암은 선친으로부터 이어 받은 유전력 때문에 세대를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가족 내에서 질병이 순환되는 것을 말하며,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10% 정도를 차지한다. 유전성 유방암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유전자가 BRCA1, BRCA2 유전자이며, 전체 유전성 유방암의 약 65%의 원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약 35%와 관련되는 몇몇 유전자들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우리나라 산발성 유방암 환자의 BRCA1/2 유병률은 각각 1% 정도로 낮지만, 가족군집성 고위험군의 경우 약 10% 내외로 높은 유병률이 관찰된다. 또한, 유방암이나 난소암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연령에서의 유방암으로 진단된 경우, 양측성 암, 다발성 장기 암, 남성 유방암 등의 고위험 요소의 수가 증가될수록 유병률은 증가된다.

 

하지만, BRCA1/2 유전자 보유 자체가 유방암 이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 평균적으로 유방암 발생률은 46~90% 증가하고, 난소암의 발생은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여성에서 60%,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는 여성에서 3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국인 유방암 환자의 정확한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유병률 확인을 위해 한국유방암학회 주관으로 2007년부터 대규모 전향적 다기관 공동연구인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Korean Hereditary Breast Cancer, KOHBRA)연구가 시작되었고, 2010년 보고된 예비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에서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 유방암과 난소암의 70세까지의 누적 암발생률을 각각 72.1%, 24.6%와 66.3%, 11.1%라고 발표했다. 또한, 유방암 환자에서 향후 5년간 반대편 유방암의 발생률은 BRCA1 및 BRCA2 돌연변이 보인자에서 각각 16.2%와 17.3%였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BRCA1이나 BRCA2 유전자를 보유하는 여성에서 유방암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양측 유방을 절제해서 암 발생위험을 줄이고자 제안되는 수술적 예방법이다.

 

2. 능사가 아닌 이유는 무엇인가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하는 여성에서 예방적 수술방법에는 유방절제술과 난소절제술이 있다.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보인자에서 예방적 유방적절제술은 양측 유방을 절제하는 것과 유방암 환자에서는 암이 발생한 유방의 반대측 유방을 절제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 연구에서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여성에서 예방적 수술을 시행하면 수술을 시행하지 않은 여성과 비교하였을 때 유방암의 발생위험을 90% 가까이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 같은 예방적 수술은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법 중 가장 침습적인 방법이지만, 모든 유방암 조직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수술로서 유방암의 발생을 100% 예방할 수는 없다. 뿐만 아니라,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수술 방법에 따라 다양한 수술관련 및 수술 후 합병증이나 신체/감정적 변화로 인한 삶의 질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난소 절제술 후에도 창상 감염, 방광 천공, 수술 후 유착에 의한 소장 폐색, 혹은 자궁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 할 수 있다. 폐경 전 여성에서 예방적 난소절제술의 이득이 명백하다고 하더라도 수술 후 발생하는 불임 및 조기 폐경증상 등을 포함하는 부작용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예방적 수술에 대한 정신적 충격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위험군 여성의 57%가 예방적 수술을 한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16~20%만이 호의적 이였고, 단지 9~17% 여성만이 실제 수술을 받았다. 이 결과에서 보듯이, 예방적 유방절제술의 유방암의 발생 감소와 관련한 긍정적 효과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는 정신과적 평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3. 한국인의 특수성이 서양인과 달리 따로 있는 것인가

 

한국 여성의 유방암은 서양에 비해 젊은 연령의 유방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으로 한국인의 유방암은 유전적 소인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실제 한국인에서 BRCA 유전자 돌연변이의 빈도는 서양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 되었으며, 비록 적은 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나 BRCA 돌연변이 보인자의 경우 유방암 및 난소암의 위험 역시 서양과 별 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유방암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서양인과 다른 우리나라의 가장 큰 특수성은 집중 감시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서구 여러 나라들과 비교하여 병원 접근성이 매우 높고 의료비 부담이 적다. 뿐만 아니라, 높은 초음파 보급률로 유방암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용이하다. 이는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의 2012년 12월 암통계에 따르면, 2010년 유방암 5년 생존율이 1995년의 5년 생존율에 비해 13% 상승한 91%이다. 이는 치료법의 발전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유방암 검진의 확대에 따라 조기 진단율이 높아진 것도 일조했다고 해석된다. 수술 후 병기가 1기인 경우 5년 생존율이 98.4%로 거의 완치가 가능함을 감안하면 조기진단이 가능한 의료환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유전성 유방암 고위험군에서 침습적인 예방적 수술법보다는 집중감시를 권하는 것이다.

 

4. 서양인의 경우 이런 수술을 권유하는 것처럼, 한국인의 사례도 많은가

 

한국인에서 최초의 예방적 절제술은 2007년에 시행되었다. 환자는 38세 여자로 우측 유방암으로 유방보존수술 및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았고 유방암 가족력이 있어 유전자검사를 시행한 결과 BRCA1 돌연변이가 확인되었다. 환자는 수술 후 1년 뒤 보존해 놓은 우측 유방과 좌측유방 및 양측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하였고, 유방복원술을 시행하지 않았다. 한국인에서 최초의 양측 유방절제술은 2010년도에 최초로 보고되었는데, 35세 여자 환자로 난소암으로 확인된 언니가 BRCA2 돌연변이가 있어 검사를 시행하였고 양성으로 확인된 예이다. 수술 전 검사에서 양측 유방에서 intraductal papilloma와 atypical ductal hyperplasia가 나왔으며, 환자는 양측 유방절제술과 즉시유방재건술을 시행하였다.

 

국내의 통계가 체계적으로 조사된 적은 없지만, 2007년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당시 95가계에서 154명의 돌연변이 보인자가 밝혀져 있었다. 이들 중 예방적 중재를 받은 사함은 12명에 불과 했으며, 2명은 타목시펜을 이용한 화학적 예방법을 택하고 있었고, 2명은 반대편 유방의 예방적 절제술을 시행하였고, 8명의 환자가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 하였다. 당시 질병에 이환되지 않은 보인자가 양측 유방을 예방적으로 절제한 예는 없었다.

Koo 등은 단일 기관에서 치료 받은 67명의 BRCA돌연변이 보인자의 암발생의 감시, 화학적 예방 및 예방적 수술의 사용실태를 보고하였다. 유방암으로 진단된 47명의 환자 중 89.4%의 환자는 암발생의 감시만을 받았고, 4.3%는 타목시펜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6.4%는 반대편 유방을 예방적으로 절제하였다. 난소암의 예방을 위해서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24.4%의 환자에서 시행되었다. 질병에 이환되지 않은 17명의 여성 중 단지 23.5%만이 암발생의 감시를 받고 있었으며, 화학적 예방 혹은 예방적 수술을 받은 여성은 없었다.

 

5. 예방적 절제술이 아니라면, 그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가(예를 들어 맞춤형 치료 등)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보인자에서는 유방암과 난소암의 위험도가 증가하므로 이에 대한 집중감시와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에 대한 선별검사는 30대에 시작한다. 하지만, 유전성 유방암의 경우 산발성 유방암에 비해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거나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린 환자의 일등친을 포함한 고위험군에서는 보다 이른 나이에 집중감시를 시작해야 한다.

 

유방암의 집중감시는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하고,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의에 의한 유방진찰, 매년 유방촬영 및 유방 MRI검사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여성은 유방의 치밀도가 높다는 것을 감안하여 실제로는 유방촬영과 함께 유방초음파를 시행하고 있다. 난소암의 집중감시는 35세부터 1년에 2회 정도 산부인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대장암, 췌장암, 담낭암, 담관암, 위암 등의 위험율 증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진도 함께 받아야 한다.

 

예방적 수술법 외에 예방조치는 화학예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항여성호르몬제인 타목시펜의 화학예방효과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상태이지만, 타목시펜의 유방암 위험도 감소효과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 더 컸으며, 이 효과는 BRCA 돌연변이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타목시펜은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 외에 혈전페색성질환, 자궁내막증식증, 백내장 발생 증가와 관련이 있고 다양한 산부인과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 전에 충분한 설명을 요한다.

 

6. 결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의 커버스토리를 “The Angelina Effect” (안젤리나 효과)로 정할 정도로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한 분야의 장점만이 부각되는 왜곡된 정보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혼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이 분야 전문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한국 유방암학회에서는 전국에 8개의 유전성 유방암 상담 거점 병원을 지정하여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상담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중 매체를 통한 단편적인, 때로는 왜곡된 정보를 얻기 보다는 전문 상담이 가능한 병원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 study)가 마무리되어 한국인의 상황에 맞는 유전성 유방암 진료지침이 탄생할 날을 기대해 본다.

 

 

김이수 교수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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